국내 주요 기사 4개
현대차, 美에 29조 투자…관세 돌파구
현대자동차그룹이 50억달러(약 7조원) 규모의 루이지애나주 제철소를 포함해 미국에 총 200억달러(약 29조원)를 투자한다. 현대제철이 제철소를 짓고 이곳에서 생산한 자동차용 강판 등을 인근 조지아주 현대차·기아 공장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2일 상호관세 발표를 앞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현지 투자 확대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현대제철 루이지애나주 제철소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연 36만 대), 기아 조지아 공장(연 34만 대) 등에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직접 고용 인원만 15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 미국이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한 만큼 현대제철도 현지 생산으로 무관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이르면 내년 봄 착공해 2029년께 제철소를 완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26일 75억9000만달러(약 11조1383억원)를 투자한 조지아주 서배너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전기차 공장(연 30만 대) 준공식을 연다. HMGMA 가동으로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조지아 공장을 합쳐 미국 100만 대 생산 체제를 완성한다. 현대차그룹의 작년 미국 판매량(170만 대) 중 60% 가까이를 관세가 없는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내 현지화 전략을 통해 어떠한 정책(관세) 변화에도 유연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HMGMA에서 아이오닉 5·9를 비롯해 하이브리드카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對美 투자 2배 베팅…제철도 루이지애나에 첫 공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200억달러(약 29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3년 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약속한 105억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미국은 현대차그룹의 핵심 시장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703만3000대의 차량을 판매했으며, 이 중 24.3%인 170만8293대가 미국에서 판매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도 현대차가 역대급 대미 투자 계획을 내놓은 이유로 꼽힌다.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의 59.3%(101만3931대)는 국내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수입차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대제철도 지난 12일부터 수입 철강에 25% 관세가 부과돼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200억달러 투자가 현실화하면 현대차그룹이 미국 진출 이후 투자한 전체 금액은 두 배로 증가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미국 진출 이후 대미 투자금액이 총 205억달러에 달하며 57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2일 발표할 상호관세에 자동차가 제외될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는 자동차·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대한 관세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SK, 돈 안되는 플라스틱 재활용사업 재검토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이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무기한 연기한다. SK그룹이 친환경 신사업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도맡았지만, 본업인 석유화학 사업 침체가 이어지는 데다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이 커지자 내린 판단이다. 지금 상황에선 막연한 미래보다 당장의 수익성이 확보된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경영 궤도를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다른 계열사로 재배치
SK지오센트릭은 직원들로부터 SK이노베이션 내 다른 자회사 이동 신청서를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3년 이상 된 직원이 계열사 내 이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SK지오센트릭 직원이 다른 계열사로 이동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치는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SK지오센트릭은 본업인 석유화학 부문에서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67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고, 부채비율도 증가하는 등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울산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연산 32만t 규모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을 올해 완공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또한, 프랑스 북동부 생타볼 지역에 연산 7만t 규모 공장을 건설해 2027년부터 가동하려던 계획도 중단했다. 이에 따라 국내 폐플라스틱 업체들과의 공급 계약도 파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수소사업도 재검토
SK지오센트릭의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그룹 차원에서 친환경 사업 전반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들은 화학적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이 친환경적이지도 않고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화학적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가열하고 화학제품을 투입해 석유화학 기초원료를 다시 추출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생산비가 기존 석유화학 공정보다 두세 배 더 소요되며, 탄소배출량도 기존 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는 문제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커진 것도 SK그룹이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재검토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ESG 규제가 약화되면 재활용 플라스틱의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ESG 규제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재활용 플라스틱 판매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SK지오센트릭이 본업의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불확실한 사업에 투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K그룹은 수소사업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SK E&S는 지난해 말 SK이노베이션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수소인프라본부, 수소글로벌본부, 수소수요개발담당 부서를 폐지하는 등 조직 효율화를 진행했다. 또한, 지난해 5월 완공한 연산 3만t 규모 액화수소 플랜트의 가동률도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복귀 임박한 이해진 "네이버, 의료AI에 진심"
입력: 2025.03.24 17:21
서울대병원서 6년만의 공개행보
“네이버의 의료 인공지능(AI) 투자는 진심입니다.” 이사회 의장 복귀를 앞둔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난 21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특별 강연자로 나서 한 말이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 GIO가 외부에서 공식 발언을 내놓은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24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이 GIO는 네이버와 서울대병원이 공동 주최한 ‘디지털·바이오 혁신 포럼 2025’에서 “앞으로 AI 시대에 네이버가 어떻게 살아남을지, 인터넷산업은 어떻게 끌고 갈지 고민한 끝에 여기(의료)에 실마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네이버의 의료 AI 투자
이 GIO는 글로벌 투자와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말과 함께 일선에서 물러났다. 의료 AI가 8년간의 결과물인 셈이다. 그는 강연에서 “AI라는 엄청난 물결에 과감하게 올라타야 하는데 똑똑한 사람에게 먼저 투자해야 방향과 전략을 바꾸면서 잘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병원에 특화된 로봇 기술을 합쳐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타깃을 좁혀서 (AI 제품을) 만든다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2021년 의료 분야 투자를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해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를 설립하고 나군호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를 소장으로 영입했다. 나 소장은 지난달 ‘2025 한경 바이오인사이트포럼’에서 “생성형 AI를 이용해 우버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네이버의 디지털 바이오 연구 지원
2023년엔 서울대병원에 3년간 300억원 규모의 디지털 바이오 연구 지원사업을 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의료진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체계적인 연구 성과 관리, 연구·임상·사업화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서울대병원은 네이버의 지원으로 국내 병원 최초로 한국형 의료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했다.
의료 관련 스타트업에도 잇달아 투자하고 있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투자 조직인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 헬스케어 비중이 15%에 달한다. AI(17%) 다음으로 크다. 프리딕티브AI, 모니터코퍼레이션, 프라나큐 등 유망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AI 기반 건강 코칭 서비스
2018년 대웅제약과 AI 신약 개발 및 의료 데이터 활용 사업을 위해 설립한 다나아데이터는 지난해 AI 기반 건강 코칭 서비스 ‘에스크미’를 선보였다. 네이버의 LLM ‘하이퍼클로바X’로 개인 데이터를 분석해 건강검진 결과 안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사업 모델이다.
미래에셋의 '수수료 승부수'…ETF 1위 뒤바뀔지 관심
미래에셋 "ETF 수수료, 100분의 1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를 삼성자산운용 KODEX의 100분의 1로 낮춘다. 초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자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뜻에 따른 조치다. 180조원 규모의 국내 ETF 시장에서 수수료 전쟁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다음달 ‘TIGER 레버리지’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 ‘TIGER 인버스’ 등 국내 지수를 기반으로 한 주요 레버리지, 인버스 ETF의 운용보수를 대폭 인하할 예정이다.
인하 기준은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의 상품들이다. TIGER 레버리지 보수를 KODEX 레버리지(0.64%)의 100분의 1 수준인 0.0064%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는 ETF를 1억원어치 팔았을 때 연간 6400원 정도만 수익으로 들어온다는 뜻이다. 운용비용과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남는 게 없는 수준이다.
삼성운용 '캐시카우' 정조준…레버리지·인버스 보수 낮추기로
박현주 "돈 번 사람 없는데…운용사가 수익만 챙겨선 안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다음달부터 TIGER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를 삼성자산운용 KODEX의 100분의 1로 낮추기로 결정한 건 지금이야말로 업계 1위로 도약할 호기라는 판단에서다.
총 180조원 규모인 국내 ETF 시장은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운용이 양분하고 있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삼성운용 KODEX가 시장을 독과점했지만 2020년대 들어 미래에셋 TIGER가 급격히 점유율을 확대했다. 현재 점유율은 삼성운용 38.2%, 미래에셋운용 34.8%다. 양사 격차는 3%포인트대까지 좁혀졌다.
ETF 수수료 전쟁 2라운드
미래에셋운용이 이번에 정조준하고 나선 건 레버리지·인버스 ETF다. 증권가에서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초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레버리지 ETF는 지수가 오르면 상승률의 두 배가량 수익을 얻지만, 하락하면 손실도 두 배로 커진다. 인버스 ETF는 기초지수가 떨어지는 만큼 수익을 거두도록 설계됐다.
한 자산운용사 ETF 본부장은 “레버리지·인버스는 일반 ETF보다 보수율이 높고 롤오버(만기 연장) 비용 등이 들어가기 때문에 장기 보유하기보다 지수 방향에 확신이 있을 때 단기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레버리지·인버스 ETF 투자 위험성을 알려 투자자 보호도 강화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평소 주변에 “레버리지와 인버스에 투자해 돈 번 사람이 거의 없는데 이를 통해 운용사가 수익을 챙겨선 안 된다”고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ETF 수수료 인하 경쟁에 대한 금융당국의 보수적 시각은 미래에셋운용에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금융감독원은 운용사 간 보수·마케팅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고 판단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장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향후 독과점 체제를 구축하면 큰 이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해외 주요 기사 2개
트럼프 관세폭탄에 '美 예외주의'가 무너진다
불확실성 확대에 美경제 주춤…글로벌 자금도 이탈
달러·증시 동반 부진
달러지수 1월 109→이달 104로
S&P500 연초 대비 3.6% 하락
달러 매도 + 증시 조정은 이례적
유럽·中으로 '머니무브'
유럽주식 ETF로 지난달 22억弗
中 부양책에 올 항셍지수 18%↑
월가도 "美예외주의 의구심 커져"
나 홀로 독주를 이어가던 미국 경제와 증시가 주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전방위 관세 전쟁에 돌입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증시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월가에선 올해 초만 해도 ‘미국은 다르다’는 ‘미국 예외주의’가 득세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미 달러화도 약세를 보이고 미국으로 유입되던 글로벌 자금도 유럽과 중국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미국 예외주의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불안한 미국 경제 상황은 각종 지표에서 확인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4일 한때 103.95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 20일 109.35와 비교하면 5%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한때 유로당 1달러가 깨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며 약세를 보이던 유로화는 강세다. 최근 유로당 1.08달러대로 올라섰다.
주식시장은 명암이 더 엇갈린다. 미국 증시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3.6% 하락했다. 지난해 23% 넘게 올랐지만 올해는 맥을 못 추고 있다. 반면 유럽 지역 시가총액 상위 600개 기업으로 구성된 스톡스유럽600은 올 들어 8.3% 상승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18.1% 뛰었다. 지난해 전 세계 증시를 주름잡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메타 등 ‘매그니피센트 7’도 올해는 힘을 못 쓰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자금 시장에서도 ‘탈미국’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모닝스타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유럽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해도 매달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올 들어선 1월 2억달러, 2월 22억500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에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까지 겹친 결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거시경제 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을 이유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 경제는 대규모 재정 확대에 힘입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독일은 최근 12년간 5000억유로(약 790조원)에 이르는 정부 재정을 인프라에 투자하고 국방비를 사실상 무제한 증액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미국 예외주의를 강조하던 월가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투자보고서에서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예외주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1970년대 초 이후 가장 빠른 미국 증시 조정이 촉발됐다”고 평가했다.
日 증시 '지수 전쟁'…요미우리, 닛케이225에 도전장
요미우리333 출범
'75년' 닛케이 아성 깰까
도쿄증권 상장사 333개로 구성
美 S&P와 같은 '동일가중 방식'
상위종목 변동에 영향 적게 받아
미쓰비시운용, ETF 출시 예정
일본 최대 신문사 요미우리신문이 24일 일본 주식시장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새 주가지수 ‘요미우리333’ 산출·공표를 시작했다. 미쓰비시UFJ자산운용 등 대형 자산운용사가 요미우리333에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일본 증시에선 75년 역사의 ‘닛케이225’가 대표 지수 역할을 해왔는데 요미우리가 도전장을 내밀며 ‘지수 전쟁’이 불붙었다.
새 선택지 등장
요미우리에 따르면 요미우리333은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상장사 등 333개 종목으로 이뤄졌다. 도쿄에 본사를 둔 대기업은 물론 지방에 있는 성장 유망 기업이 122개사로 전체 구성 종목의 36.6%를 차지한다. 프라임 상장사로만 구성된 닛케이225는 지방 기업이 70여 곳으로 전체의 30%에 못 미친다.
가장 큰 특징은 지수 산출 때 ‘동일 가중’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333개 종목의 주가 변동을 0.3%씩 같은 비율로 반영한다. 일본 최대 기업 도요타자동차나 시가총액이 도요타의 100분의 1밖에 안 되는 지방 기업 등 333개 종목의 주가 상승률을 더한 뒤 333으로 나눠 지수를 산출한다. 미국 S&P500과 같은 방식으로 일본에선 처음이다. 요미우리는 “특정 대기업의 움직임에 좌우되지 않아 다양한 기업의 성장을 포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닛케이225는 ‘주가 평균’ 방식을 쓰고 있다. 주당 가격이 높은 기업의 주가 움직임이 큰 영향을 미친다. 패스트리테일링 등 주가 상위 10개 종목의 지수 구성 비율이 40%를 넘어 상위 종목의 주가 움직임에 좌우되기 쉽다. 도쿄증권 상장사 약 1700개 종목으로 구성된 토픽스(TOPIX)는 ‘시총 가중’ 방식이다. 시총이 높은 기업의 가격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는다. 도요타 등 시총 상위 50개 종목이 지수 구성의 과반을 차지한다.
미국은 다우존스, 나스닥종합, S&P500이 ‘삼두마차’다. 일본은 닛케이225가 압도적인 가운데 토픽스가 일부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지수별 특징이 다른 만큼 ‘가장 뛰어난 지수’를 꼽긴 어렵다”며 “요미우리333은 투자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NISA 지렛대로
막 출발한 요미우리333이 역사와 인지도에서 닛케이225를 쉽게 따라잡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닛케이225는 전후 일본 경제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닛케이225의 출발은 1950년 도쿄증권이 공표를 시작한 ‘도쿄증권 수정 평균주가’다. 1970년 일본 최대 경제신문사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사업을 이어받았다. 1975년 미국 다우존스와 계약해 ‘닛케이다우평균’을 개시했다가 1985년 현재 명칭인 ‘닛케이평균주가’로 바꿨다.
‘버블 경제’ 정점이던 1989년 12월 29일 종가 기준 38,915.87까지 치솟은 닛케이225는 거품 붕괴와 금융위기 등으로 2009년 3월 10일 7054.98까지 추락했다. 닛케이225는 2010년대 들어 ‘아베노믹스’ 효과로 점차 우상향 곡선을 그렸고, 지난해 7월 11일엔 종전 최고치를 넘어 42,224.02까지 올랐다. 버블 붕괴 때 일본인에게 ‘주식은 오와콘’(한물간 콘텐츠)이란 이미지가 강했는데 닛케이225가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그런 인식이 해소됐다.
요미우리333이 닛케이225에 도전장을 내민 계기는 작년 도입된 새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다. 비과세 보유 기간과 투자 한도를 대폭 늘린 NISA 도입으로 개인투자자가 대거 증시에 유입됐다. 문제는 투자금이 일본이 아닌 해외 투자신탁으로 몰린 것이다. 지난해 일본 대형 증권사 10곳 기준 NISA를 통한 투자신탁 상위 10개 중 8개가 해외 주식만으로 구성된 상품이었다.
일본 정부가 오랫동안 추진한 ‘저축에서 투자로’ 진전은 있었지만, 국민 자산 형성과 일본 기업의 성장이라는 ‘경제의 선순환’은 실현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일본 금융청이 NISA의 적립식 투자 대상으로 승인한 일본 주가지수는 닛케이225와 토픽스 등 4종뿐이다. 반면 해외 주가지수는 11종에 달한다. 요미우리는 “요미우리333은 일본 주식시장에 투자할 때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9시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50327 오늘의 9시 경제뉴스 요약 (5) | 2025.03.27 |
---|---|
250326 오늘의 9시 경제뉴스 요약 (8) | 2025.03.26 |
250324 오늘의 9시 경제뉴스 요약 (6) | 2025.03.24 |
250321 오늘의 9시 경제뉴스 요약 (3) | 2025.03.21 |
250320 오늘의 9시 경제뉴스 요약 (3) | 2025.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