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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김병주, 사재 출연…"소상공인에 결제대금 지급"
'채권 사기 발행' 논란에 결정
PEF 경영진 직접 지원은 처음
미지급 1200억 우선 변제할듯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창업자 김병주 회장이 홈플러스 기업회생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재를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경영 실패와 단기채권 발행 과정에서 불거진 불완전판매 의혹으로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고통 분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MBK는 16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김 회장이 재정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규모 및 방식과 관련해선 “홈플러스와 (소상공인 결제대금을) 파악 중이며 그 규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홈플러스 납품·입점업체들은 이달 4일 법정관리 이후 종전 매출 대금(1월 1일~2월 11일분)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MBK 측은 소상공인·영세업체 몫인 4584억원을 우선 변제 대상으로 분류한 뒤 이 중 약 3400억원을 지급했다. 김 회장이 투입할 사재는 그 차액인 약 1200억원의 미지급 대금을 우선 변제하는 데 사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PEF 운용사 경영진이 직접 투자회사 자금 지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회장이 사재 출연 의사까지 밝힌 건 사태가 워낙 급박하게 흘러가고 있어서다. 특히 법정관리 신청을 앞두고 집중 판매한 수천억원 규모 단기채권은 ‘사기 발행’ 논란으로 번진 상태다. 법정관리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채권을 발행했다면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해석이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전방위 압박도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는 18일 열릴 홈플러스 사태 긴급 현안 질의에 김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고, 서울지방국세청은 MBK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1963년생인 김 회장의 개인 재산은 작년 기준 14조원(약 97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는 김 회장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국내 2위 자산가로 꼽았다.
올해 국채 240조 쏟아진다…'글로벌 세일즈' 나선 정부
기재부, 이달 말 글로벌 IB 100곳 대상 투자설명회
국채 발행액 역대 최대 규모
금리 상승땐 자금시장 악영향
홈플러스 여파 채권시장도 혼란
WGBI 편입에 70조 들어오지만 정부, 자금유입 전 선제대응 나서
외국계 액티브 투자자 적극 공략
정부가 이달 말 세계적 투자은행(IB) 100여 곳을 대상으로 대규모 국고채 투자설명회(IR)를 연다. 올해 200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 국고채 발행을 앞두고 글로벌 투자자의 투자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서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자칫 국고채 금리 상승(국고채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사전에 투자자를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는 11월 한국이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돼 7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투자 자금이 유입되기 전까지 최대한 수급을 안정시키겠다는 전략이다.
◇11월까지 국채 금리 인상 막자
1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김윤상 제2차관 주재로 IR을 열고 글로벌 기관투자가에게 한국 국고채의 투자 매력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방침이다. 한국이 WGBI에 편입되는 11월 전에 국고채에 투자하면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설명회에는 글로벌 IB 100여 곳을 초청했다. 글로벌 기관 참석 규모로는 역대 최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재부가 국고채 세일즈에 적극적으로 나선 건 수급 기반 우려 때문이다. 올해 국고채 발행 한도는 197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여기에 올해 원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발행 한도가 20조원으로 잡혀 있다. 15조~30조원으로 논의되는 추경 편성 여부에 따라 발행액이 약 24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추경 재원은 전액 적자 국고채로 조달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지난해(158조원)보다 발행액이 80조원가량 증가하는 셈이다.
국고채 발행량이 늘면 그만큼 국고채 금리는 오른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시장 금리 상승으로 직결돼 자금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여기에 증권사·은행 등 국채 프라이머리딜러(PD)가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짬짜미했다는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는 점도 악재다. 일시적으로 PD의 입찰 수요가 위축될 수 있어서다. 홈플러스의 회생 신청 후폭풍으로 채권 시장에서 리테일(개인투자자) 수요가 흔들리는 것도 정부로서는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추경이 국채 투자 기회 제공하나
기재부는 연말에 WGBI를 추종하는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 500억달러(약 70조원)가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본다. 문제는 그 전에도 국채 발행이 계속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이번 IR을 통해 액티브 투자자를 최대한 국채 시장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액티브 투자자와 함께 그동안 한국 국채를 담지 않던 중국, 호주, 일본 기관투자가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채 금리가 많이 낮아진 상태여서 개인투자자에게는 투자 매력이 크지 않지만 오히려 추경이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추경 변수로 2분기에 국채 금리가 살짝 반등할 수 있다”며 “WGBI 효과로 하반기에 외국인 자금이 본격 유입되면 장기물 위주로 금리가 내림세(국채 가격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재부는 올해 개인투자자용 국채를 1조3000억원어치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처음 선보인 5년 만기 국채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특히 높다. 이 채권은 만기 보유 시 수익률(세전 기준)이 약 16%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분리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불똥 튈라" 초조한 개미들 피난처로 '우르르'…최고가 찍었다
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전방위 관세 전쟁으로 시장 불안이 커지자 안전자산에 수요가 몰린 결과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전 거래일보다 0.59% 상승한 트로이온스당 3005.9달러를 기록했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 14%, 지난해 대비 38% 이상 올랐다. 무역전쟁 충격을 피하려는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가 금 가격을 밀어 올렸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반영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아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다.
개미도 중앙은행도 피난처 찾아 金으로
프랑스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최근 금값 상승세를 "세계적인 골드러시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무역전쟁의 불똥을 피하려는 개인 투자자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헤지하려는 중앙은행들이 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며 금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금 ETF 3년 만에 최대 유입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실물 금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에는 94억달러(약 13조6500억원)가 순유입됐다. 3년 만의 최대 유입세다. 이는 관세 전쟁으로 각국의 경제 성장세가 꺾이자 피난처로 금을 택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북미 투자자들이 68억달러(약 9조9000억원)어치 금 ETF를 매수했다. 중국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인 19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금 ETF에 몰렸다. 중국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금 검색량은 13년 만에 가장 많았다.
중앙은행도 공격적으로 금 매수
각국 중앙은행도 공격적으로 금을 비축하며 ‘골드 랠리’를 이끌고 있다. WG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중앙은행은 글로벌 금 수요의 약 5분의 1 수준인 1044t의 금을 매입했다. 15년 연속 순매수다.
중국은 2013년부터 꾸준히 미 국채를 팔고 대신 금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금 보유량을 44t 늘리고 미 국채 573억달러를 매도했다. 러시아 역시 금 보유량을 대폭 늘렸다.
폴란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안전자산 확보를 위해 90t의 금을 사들이며 세계 23위에서 15위로 금 보유량 순위를 끌어올렸다.
수키 쿠퍼 스탠다드차타드은행 귀금속 담당 애널리스트는 "금 ETF를 통해 강한 금 수요가 이어지고 있으며, 각국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금 매입, 지정학적 불안, 관세 정책 변화 등이 금 가격을 계속해서 자극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삼성SDI, 2조원 유증…전고체 배터리 '베팅'
캐즘 대비 미래기술에 투자
삼성SDI가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과 공장 확충 등에 쓰기 위해서다. 길어지는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에 움츠러들지 않고 공격적인 투자로 캐즘 이후 펼쳐질 배터리 호황에 대비하기로 한 것이다.
“주주 반발에도 투자는 계속”
삼성SDI는 14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삼성SDI의 대주주인 삼성전자(19.58%)와 국민연금(7.39%), 블랙록(5.01%), 일반 소액주주(61.72%) 등이 유상증자 참여 대상이다. 청약일이 5월 27일인 만큼 상반기 중 대금이 들어올 전망이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중장기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며 “기술 경쟁력 강화, 매출·수주 확대, 비용 혁신을 통해 캐즘을 극복하고 다가올 슈퍼 사이클을 착실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한 번도 유상증자를 하지 않은 삼성SDI가 주주 반발에도 조 단위 자금 수혈에 나선 건 배터리를 둘러싼 시장 상황이 그만큼 녹록지 않아서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16조5922억원, 영업이익 36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 21조4368억원, 영업이익 1조5455억원에 비해 각각 22.6%, 76.5% 감소한 수치다. 총부채에서 단기유동성을 뺀 순차입부채는 2023년 3조6651억원에서 9조6789억원으로 2.6배가량 불어났다. 수입은 줄어들고, 빚만 쌓인 셈이다.
전고체 개발에 4500억원 투입
삼성SDI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약 4500억원을 전고체 배터리 라인에 투입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27년으로 못 박았다. 계획대로 되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업체가 된다. 전고체 배터리는 외부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배터리다. 화재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대폭 높일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나머지 1조5500억원은 미국 및 헝가리 공장 건립에 투입한다.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짓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은 2027년 배터리 양산에 들어간다. 고성능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완공 시점이 캐즘 종료 시점과 맞물리는 만큼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삼성SDI는 예상하고 있다. BMW, 아우디 등 유럽 완성차(OEM)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헝가리 공장의 생산능력도 확대한다.
삼성SDI 관계자는 “캐즘 이후 찾아올 전기차 호황을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이날 미국 에너지 기업 넥스트라에너지와 4000억원대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전체 계약 규모는 1조원대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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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R의 공포' 확산…여행·레저 ETF 눈물
입력: 2025.03.16 18:22
디렉시온 데일리 여행·휴가 불 2X 한 달 새 29% 급락
에어비앤비·힐튼호텔 주가 두 자릿수 하락, 항공주 전망도 어두워
미국 증시에 상장된 여행·레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일제히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R(경기 침체)의 공포’가 확산하면서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탓이다.
ETF 수익률 급락
16일 ETF체크에 따르면 미국 여행·레저 관련 ETF 8개 종목의 최근 한 달(2월 18일~3월 14일)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였다. 낙폭이 가장 큰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여행&휴가 불 2X’ ETF(티커명 OOTO)로, 글로벌 여행 관련 기업의 일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한 달 사이 29.02% 급락했다.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로, 2월 18일 160.6달러이던 주가가 이달 14일 122.86달러로 한 달 새 23.5% 하락했다. 글로벌 호텔 체인 힐튼호텔(-14.69%), 메리어트인터내셔널(-15.71%), 테마파크·크루즈 사업을 운영하는 월트디즈니(-9.97%) 등 주요 종목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항공주 전망도 어두워
항공주도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경기 불황으로 여행 수요가 감소한 데다 국제 유가까지 상승한 영향이 컸다.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지난 한 달간 각각 28.65%, 27.34% 급락했다. 같은 기간 아메리칸항공은 32.40% 하락했다.
여기에 항공기 사고가 잇따르면서 악재가 겹쳤다. 지난 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군용헬기와 아메리칸항공 항공기가 충돌해 승객 전원이 사망했고, 2월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델타항공 항공기가 착륙 중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항공주 하락세에 따라 관련 ETF도 큰 낙폭을 기록했다. ‘US 글로벌 제트’ ETF(티커명 JETS)의 지난 한 달간 낙폭은 16.47%에 달하며, ‘테마 에어라인스’ ETF(티커명 AIRL)도 같은 기간 9.06% 하락했다.
여행·레저 관련주 반등 어려울 전망
여행 수요 감소로 숙박 및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 관련 종목도 타격을 입었다. ‘어드바이저셰어스 호텔’ ETF(티커명 BEDZ)는 한 달간 15.79% 하락했다. 트립닷컴(-10.34%), 부킹홀딩스(-13.15%), 익스피디아그룹(-20.62%) 등의 주가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월가에서는 여행·레저 관련주의 반등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달부터 미국이 본격적으로 다른 나라에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여파가 소비자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여행·레저 수요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국방비 한도 풀어 재무장 시동…790조원 인프라 투자도
독일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과 사회민주당, 녹색당이 지난 14일 12년간 5000억유로(약 790조원)에 이르는 정부 재정을 인프라에 투자하고 국방비를 사실상 무제한 증액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법(헌법) 개정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유럽에서 안보 불안이 커진 가운데 독일이 재무장에 나서는 것이다. 독일 경제연구소들은 이번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독일 경제성장에도 플러스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
獨, 국방비 차입 제한 해제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국방비 증가를 제한하는 ‘부채 브레이크’ 폐지다. 기존 규정에선 정부의 신규 부채를 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0.35%로 제한했다. 개정안은 국방비에 한해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나랏빚을 늘리더라도 국방비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독일에서 부채 브레이크가 해제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때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현재 독일 정부의 정규 국방 예산은 연간 500억유로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정규 예산과 별도로 투입된 특별예산 1000억유로는 2027년 소진될 예정이다.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는 미국 지원 없이 독일이 자체적으로 국방비를 충당하려면 현재 정규 예산과 특별예산을 합쳐 연간 800억유로(GDP의 2.1%) 수준인 국방비를 최대 1400억유로(GDP의 3.5%)까지 증액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개정안에는 5000억유로 규모 인프라 예산도 포함됐다. 이는 지난해 독일 전체 예산(4657억유로)을 넘는 금액이다. 이 예산은 교통, 에너지, 교육, 복지, 과학 인프라 투자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 중 1000억유로는 기후변화 대응 및 경제 구조의 친환경 전환을 위해 배정됐다. 녹색당 동의를 얻기 위해 기존 500억유로에서 두 배로 증액했다.
헌법 개정은 연방의회 재적 의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해 차기 연립정부 구성을 논의 중인 기민·기사당 연합과 사민당은 녹색당의 찬성표를 확보하려고 협상해왔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민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독일이 돌아왔다”며 “파트너와 친구뿐만 아니라 반대자, 자유의 적에게도 우리가 스스로 방어할 준비를 갖췄다는 분명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 기대감…증시·유로화도 강세
유럽 국가들이 잇달아 대규모 군비 증강과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금융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재정정책에 보수적이던 독일마저 적극적인 지출 확대에 나서며 기대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이날 협상 타결 소식에 독일 닥스40지수는 1.65% 상승하고 유럽 종합지수 스톡스600은 1.14% 올랐다. 유로화 역시 달러 대비 최근 10일간 4% 가까이 상승해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하락분을 대부분 회복했다.
독일 경제 연구기관들은 지출 증가분을 반영해 경제 성장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킬세계경제연구소는 내년 독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높였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 0.9%에서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독일경제연구소(DIW)는 “이번 인프라 기금만으로 향후 10년간 독일 GDP가 2%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IW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1%에서 2.1%로 올렸다.
일각에서는 급격한 재정 확대가 부채 증가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니엘 하트만 반틀레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개정안은 독일 재정 정책의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경제 성장에 새로운 추진력을 제공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위험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 싱크탱크 유로인텔리전스는 “이번 개혁은 사실상 채무 제한 폐지”라며 “장기적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구조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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