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사 4개
국내 포화·해외선 고전…'사면초가' 저가커피
산업 리포트
국내 저가 커피숍 1만개 돌파
덩치싸움 내몰리며 출혈경쟁
메가·빽다방 등 해외 진출 업체
현지 커피숍과 경쟁서 뒤처져
국내 저가 커피숍 프랜차이즈들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매장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며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해외 시장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다. 프랜차이즈들이 저마다 신성장 동력 찾기에 안간힘을 쓰지만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저가 커피 브랜드(메가, 컴포즈, 빽다방, 더벤티, 매머드)의 매장은 올 들어 총 1만 개를 넘어섰다. 2020년엔 3000개 미만이던 매장이 5년도 되지 않아 세 배 넘게 늘었다.
고물가로 저가 커피 수요가 늘어나자 창업이 쉬운 저가 커피점이 급속도로 생겨났다. 저가 커피숍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저가 커피점은 가장 쉬운 창업 아이템이라 너도나도 도전하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골목마다 건물마다 커피숍이 들어서 추가로 매장을 낼 곳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커피점을 낼 장소를 찾기 어려워지고 매장당 매출 성장세도 한계에 직면하자 저가 커피숍 프랜차이즈들은 해외로 눈길을 돌렸다. 하지만 지금까지 성적은 낙제점에 가깝다. 저가 커피점업계 1위인 메가MGC커피는 해외 진출을 꾸준히 타진하다 지난해 해외 1호 매장을 몽골에 냈다. 첫 해외 진출지가 한국 문화에 익숙한 몽골인 것도 저가 커피가 해외 진출에 얼마나 조심스러운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컴포즈커피는 2023년 싱가포르에 진출해 2개 매장을 낸 것이 전부다.
빽다방은 2016년 중국과 싱가포르에 해외 매장을 처음 냈지만 중국 매장은 철수했다. 현재는 필리핀에서 8개, 싱가포르에서 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12개까지 늘었던 해외 매장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더벤티와 매머드커피는 올해 해외에 진출해 각각 캐나다와 일본에 첫 매장을 열었다. 5개 프랜차이즈를 다 합쳐도 해외 매장은 14개에 불과하다.
해외 진출이 어려운 것은 커피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커피 시장은 각국에서도 레드오션이다. 동남아시아 시장은 저렴한 로컬 브랜드들이 현지 유통망을 이용해 가격 경쟁력이 높다. 메뉴 취향도 제각각이다. 한국은 아메리카노 비중이 절반을 넘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 해외는 아메리카노 비중이 20~30%에 불과하고 소비자의 메뉴 기호가 다양하다. 현지화한 메뉴 개발도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원가가 높아지고 수익성 관리가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커피 테이크아웃 문화가 한국만큼 보편적이지 않은 국가도 많다. 일부 도심 지역에서만 수요가 있는데 임차료 등을 고려하면 손해 보는 장사를 하기 쉽다. 동남아시아는 쇼핑몰 중심 상권이다 보니 출점에 한계가 있다. 한국처럼 골목마다 매장이 들어설 수 없다는 얘기다.
해외 관리 역량 문제 또한 제기된다. 빽다방만 하더라도 중국 매장에서 오렌지주스의 한글명을 ‘불량 주스’라고 표기했을 정도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한국 같은 규모의 저가 커피숍 경제를 만드는 게 핵심인데 해외에서 이런 비즈니스 구조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며 “국내 시장도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수년 내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환율 장중 1470원 돌파…"당분간 원화 약세"
다시 불안해진 환율…6거래일 연속 상승
외환당국 개입 1460원대 방어
기관·개인 해외투자로 달러수요↑
"단기적으론 1490원까지 뛸수도"
원·달러 환율이 50일 만에 장중 1470원대를 돌파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가 지연되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달러 강세에 따른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원화 약세(환율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 30분 기준)은 전날보다 1원50전 오른 1469원2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기준 6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이날 환율은 개장 직후 달러화 강세 분위기를 반영해 소폭 상승한 후 오전 11시20분께 1471원1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환율이 주간 거래에서 1470원을 넘은 건 지난달 3일(1472원50전) 후 약 50일 만이다. 전문가들은 외환당국이 이날 시장 개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미뤄지는 데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현재 시장 분위기상 원화는 아직 국내 정치 이슈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3월 이후 글로벌 약달러 흐름이 나타난 가운데, 정치 불확실성 문제를 겪는 튀르키예 리라화와 한국 원화만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며 “옵션 시장에서도 3월 말 탄핵 선고가 지연되자 환율 상승 베팅을 다시 늘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149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날 미국 서비스업 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와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세도 이날 환율 상승을 초래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104.330으로 전날보다 0.07% 올랐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뒤에도 환율이 빠른 속도로 내려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통상 정책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데다 국내 기관과 개인투자자의 해외 투자 증가, 잠재성장률 하락 등 구조적 요인도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다음달 2일로 예정된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발표가 원화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원화엔 부담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 심판 선고 이후 원·달러 환율이 내릴 가능성은 높지만 하락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구조적으로 증가하면서 달러 매수 수요가 환율 하단을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2분기 1410원, 3분기 1390원으로 내렸다가 4분기 1430원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탄핵 선고가 이달 말에서 4월 초에 나올 경우 이후 약 3개월간 환율이 1450원대를 유지하다가 점차 1435원 수준까지 내려올 것으로 예측했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1430원에서 4분기 1360원으로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주가보다 비싸다"…조선·방산 과열 주의보
한화오션, 평균 목표가보다 4.1%↑
한국항공우주 주가는 6.3% 높아
31일 공매도 재개 땐 타깃될 수도
조선·방위산업 등 주도주만 급등하는 쏠림 장세가 계속되며 증권사들이 제시한 적정 주가보다 현재 주가가 더 높은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이들 주도 업종의 상승세가 꺾이고 일부 종목은 급락을 거듭하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2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 주가는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오션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29% 하락한 6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 급락에도 여전히 15개 증권사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6만5714원)보다 4.1% 높다. 목표주가까지의 상승 여력을 뜻하는 괴리율이 -4.1%라는 의미다. 24일 종가 기준 -10.1%이던 괴리율은 이날 급락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고평가 의견이 나온다.
유럽 방위비 증액 기대로 급등한 한국항공우주의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간 괴리율은 -6.3%에 달했다.
이날 7.19% 하락하며 3만4200원에 마감한 한화시스템 주가도 증권사 14곳의 평균 목표주가(3만3643원)보다 높다. 괴리율은 -1.6%로 나타났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괴리율은 -1.4%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은 증권사들이 추산한 목표주가가 주가 급등세를 따라가지 못할 때 발생한다. 괴리율이 유독 높은 조선·방산 업종은 올 1분기 내내 랠리를 펼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각각 79.9%, 82.2%에 달한다. 일부 증권사에서 이례적으로 사실상의 매도 리포트를 발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하선(下船)’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조선 업종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과도하다”며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낮췄다.
이달 말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는 것도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조선·방산주에는 부담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재개 사례를 보면 재개 직전 단기 수익률이 높았던 종목들이 공매도의 주요 타깃이 됐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조선, 방산, 기계 등이 위험지대”라고 분석했다.
'돈 벌 마지막 기회' 개미들 광클하더니…88% 폭락 '대참사'
'한탕주의' 빠진 개미들…정리매매 기업 노린다
가격제한폭 없어 급등락 반복
MIT·한울BnC 등 '정매꾼' 북적
평균 57% 손실…투자 유의를
증시 퇴출에 앞서 정리매매에 들어간 종목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가 큰 손실을 보는 사례가 많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상장폐지 수순에 들어간 MIT는 정리매매 기간인 25일 장중 한때 15% 넘게 하락하다가 막판에 5.4% 상승해 253원에 마감했다. 정리매매를 시작한 지난 19일 77.4% 급락했으나 이틀 뒤엔 53% 넘게 오르는 등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다른 정리매매 종목인 한울BnC도 이날 상승과 하락을 오가다 9.57% 내린 104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리매매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종목의 주주에게 주식을 처분할 기회를 주기 위해 7거래일간 매매를 허용하는 제도다. 이들 종목은 감사보고서 ‘의견거절’ 등의 사유로 이달 말 증시 퇴출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가 단기 차익을 노리고 투자에 나섰다간 ‘폭탄 돌리기’ 희생양이 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하루 주가 변동폭(30%) 제한을 받지 않아 정리매매만 노려 투기하는 이른바 ‘정매꾼’의 표적이 되는 사례가 많아서다. 이들은 주가가 높은 수준에 형성되도록 호가를 낸 뒤 시차를 두고 매도 주문을 한다. 가파른 주가 상승에 혹한 개인투자자가 추격 매수에 나서면 주식을 팔고 매수 주문을 취소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추구한다.
정리매매 종목 투자는 대규모 손실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증시에서 퇴출당한 다섯 개 종목의 정리매매 첫날 종가 대비 마지막 거래일 기준 수익률은 평균 -57.4%였다.
셀리버리는 정리매매 첫날 143원이던 주가가 정리매매 마지막 날 88.8% 하락해 16원이 됐다. 급등락하는 장세를 이용해 일부는 수익을 내는 일이 가능하더라도 대다수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상투적인 수법이라 웬만한 개인도 익숙하지만 당하기 일쑤”라며 “단타 매매로 ‘한탕’을 노리는 투자자가 많은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해외 주요 기사 3개
BYD 작년 매출, 테슬라 첫 추월…샤오미 시총, 삼성 바짝 추격
거침없는 레드테크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된 BYD
중국 전기차 1위 제조사인 비야디(BYD)가 지난해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매출 1위 기업에 올라섰다. 연간 기준으로 BYD가 테슬라 매출을 앞선 건 처음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이어지고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장벽을 높인 상황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중심으로 중국 내 판매를 늘린 덕분이다.
BYD는 24일(현지시간) 지난해 매출이 1년 전(829억달러)보다 29.0% 증가한 1069억달러(약 157조1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가 발표한 작년 매출 977억달러보다 92억달러(9.4%) 많은 금액이다.
작년 4분기만 따지면 두 회사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BYD 4분기 매출은 378억달러로 같은 기간 매출 257억달러를 올린 테슬라보다 121억달러 많다. 분기 매출 기준으로 작년 3분기 테슬라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캐즘 극복
BYD 호실적의 일등공신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다. 전기차에 ‘올인’한 테슬라와 달리 BYD는 하이브리드카지만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앞세워 전기차 캐즘을 돌파하는 전략을 폈는데, 이게 통한 것이다. 작년 전기차 판매량(176만 대)이 테슬라(179만 대)보다 적었지만 회사 전체로는 더 많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다. BYD의 지난해 전체판매량은 427만 대였다.
中 내수 판매·정부 지원도 한몫
중국 내수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도 BYD가 약진한 배경이다. BYD가 생산한 차량의 90%는 중국 시장에서 팔린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48.3% 늘어난 1079만 대였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의 66.4%에 달한다. 미국 시장 판매량은 156만2000대로, 세계 시장 점유율의 9.6%에 불과했다.
엇갈리는 정부 정책 때문에 두 회사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BYD는 노후 차 교체에 보조금을 주는 ‘이구환신’ 등 각종 지원 정책의 수혜를 보고 있다. 반면 트럼프 정부는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폐지 정책 등을 공언했다.
日 마이너스 금리 해제 1년…엔화값 제자리인 까닭
현장에서
금리 올려 엔화 강세 노렸지만
1년간 달러당 150엔 안팎 맴돌아
"생산성 향상 없인 엔저 탈출 못해"
“시장엔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이미 반영돼 있다. 일본은행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엔저가 지속될 것이다.”
일본은행은 올해 1월 기준금리를 연 0.25%에서 연 0.5%로 올리기 전 일본 정부에 이런 의견을 전했다. 일본은행 고위 인사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일본은행이 지난 1년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건 엔저에 떠밀린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엔화 가치 방어가 기준금리 인상 목적 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19일 마이너스 금리에서 탈출하며 통화정책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4개월 뒤 기준금리를 연 0.25%로 올렸고 올해 들어선 17년 만의 최고치인 연 0.5%까지 기준금리를 끌어올렸다. 그사이 미국 중앙은행(Fed)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지난해 3월 연 5.25~5.5%이던 금리를 최근 연 4.25~4.5%로 내렸다. 미·일 금리 차이는 1.5%포인트나 축소됐다.
이는 엔화 가치 상승 요인이다. 하지만 엔화 가치는 제자리다. 25일 도쿄 외환시장에선 달러당 엔화 환율은 150.6엔 안팎에서 움직였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서기 직전인 지난해 3월 18일(달러당 149.1엔)에 비해 엔화 가치는 오히려 더 떨어졌다. 작년 9월엔 달러당 엔화 환율이 한때 139.5엔까지 하락했지만 결국 도돌이표가 됐다.
일본은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국채 등 일본 자산의 투자 매력이 높아져 일본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엔화 가치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봤지만 현실은 달랐다. 일본 금융권에선 자국 내 풍부한 달러 수요가 엔화 가치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도입된 새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통한 해외 투자 열기다. 작년 일본 투자신탁사와 자산운용사의 해외 증권 투자는 11조5066억엔으로 1년 만에 2.5배가량 늘었다. 일본인이 자국 증시보다 해외 증시를 더 선호하는 것이다.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떨어지는 점도 엔화 가치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일본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2월 3.0%)이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실질임금은 감소세다. 1월 실질임금은 전년 대비 1.8% 줄었다. 소비가 잘 늘지 않는 이유다. 그동안 일본 기업의 이익은 늘었지만 생산성 향상보다 엔저 효과에 기댄 측면이 컸고 이는 내수 부진으로 이어졌다. 일본 내에선 일본 경제가 여전히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결국 경제 실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기준금리 인상만으로는 엔화 가치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지난 5일 한 강연에서 “더 높은 성장을 원한다면 생산성 향상 등 (경제) 실력 자체를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달러 약세 기조에서도 원화 가치가 맥을 못 추는 한국 경제에도 적잖은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클라우드·AI 질주…SAP, 유럽 시총 1위 올랐다
유럽 증시도 AI가 주도
올해 주가 7%·작년比 41% 뛰어
ERP에 AI 접목…클라우드 매출↑
월가 "10%대 추가상승 가능성"
기존 시총 1위 노보노디스크
신약 임상 지지부진에 주가 하락
독일 업무용 소프트웨어 업체 SAP가 유럽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등극했다. 인공지능(AI)·클라우드를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그램에 접목하는 데 성공하며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AI 기업으로 거듭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상 깨고 유럽 AI 대표주자로 부상
24일(현지시간) 유럽 증시에서 SAP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35% 오른 255.35유로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이날까지 7.04%, 전년 대비 41.28% 상승했다.
이날 SAP 시가총액은 3153억유로(약 500조5000억원)로 올라 기존에 1위 자리를 다투던 노보노디스크(3113억유로)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2982억유로)를 제쳤다.
SAP는 IBM 엔지니어 출신인 디트마어 호프와 사업가 하소 플래트너가 공동 창업한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재무·인사·고객관리 등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ERP 소프트웨어가 주력 상품이다. 2021년 기준 ‘포천2000’에 선정된 기업 중 92%가 SAP의 ERP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 오라클과 함께 ERP 시장의 양대 강자로 평가받는다.
AI와 클라우드 접목 성공
최근 SAP는 자사 ERP 시스템에 AI를 접목해 유럽 AI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2020년대 초에는 SAP가 ERP업계의 화석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AI를 앞세운 미국 빅테크로 ERP 시장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SAP는 AI와 클라우드를 자사 ERP에 접목하는 데 성공했다. SAP가 2023년 10월 출시한 AI비서 ‘줄’이 대표 사례다. 줄은 ERP 내부 정보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는 데 도움을 주는 AI 비서다. SAP에 따르면 줄을 통해 사용자는 정보 검색에 드는 시간을 최대 40%, 하루 1시간30분 줄일 수 있다.
클라우드 ERP 부문 역시 SAP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개별 기기에 내장된 기존 ERP를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전환하는 데 SAP가 앞장선 것이다. 2020년 SAP 전체 매출(273억유로)에서 클라우드 사업(80억유로)이 차지하는 비중은 29.55%였지만, 2024년 이 비중은 50.15%로 확대됐다.
노보노디스크·LVMH 제쳐
월가는 SAP의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36개 투자사는 SAP 목표주가를 현재보다 11.6% 높은 285유로로 전망했다. 롭 헤일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수년간 불확실한 시기를 거친 SAP가 ERP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확고히 하고, 긍정적인 성장 전망으로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SAP가 유럽 증시에서 시총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 데는 기존 1위인 노보노디스크가 주춤한 영향도 컸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이날 전거래일보다 1.34%, 전년 대비 41.68% 내린 521.7덴마크크로네에 장을 마감했다. 노보노디스크는 2023년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내놔 유럽 증시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비만치료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신형 비만치료제 후보인 카그리세마의 임상시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프랑스 명품기업 LVMH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사 ASML 주가도 각각 1년 만에 27.76%, 26.11% 내려앉았다. LVMH는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아시아 시장 성장세 둔화, ASML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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